혈액형 관계학

혈액형 관계학
이상하다. 머릿속이 환히 보이고, 무슨 말을 해도 우습게 보이는 남자가 있는 반면, 나를 바보처럼 느끼게 만드는 남자도 있다. 일본의 저명한 혈액형 전문가 노미 부자와 별자리 전문가 윤태경 씨에 따르면 이 모든 것이 혈액형과 별자리의 역학관계 때문이란다.

A형에게 있어 B형이나 AB형은 다루기 힘든 상대이지만, O형은 언제나 만만한 상대로 느껴진다. O형은 어쩐지 A형 앞에 나가면 압박감을 느끼지, B형에게는 만만하게 무슨 말이든지 할 수 있다. B형은 언제나 O형에게 패배한다는 경험을 지니고 있지만, A형은 어렵지 않게 대한다는 것. 연애에 이것을 적용해보면, “O형이 B형에게, B형이 A형에게, A형이 O형에게 애정을 가지고 있었는데, 배반을 당할 경우에는 처절한 배신감을 느낀다. 그러나 반대로 B형은 O형을, A형은 B형을, O형은 A형을 별다른 미련 없이 깨끗하고 단호하게 버릴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 혈액형별 역학관계는 기사를 위해 인터뷰를 한 인터뷰이의 90%에게 묘하게 들어맞았다. 혈액형에 의해 역학관계가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좌절할 필요는 없다. 그와 당신의 관계가 왜 그런지, 이유를 알면 해결책이 생기니까.

A형에게 속만 끓이는 O형


O형과 A형은 최고의 궁합이라고 불릴 정도로 서로 끌어당기는 요소가 강하다. O형은 A형의 신중하고 강직한 성격에 끌리고, A형은 O형의 밝은 성격과 적극성에 매력을 느낀다. 그러나 A형이 연애관계의 주도권을 쥐고, 다시 말해 O형이 A형을 더 많이 좋아해서 밸런스가 깨지면 이러한 찰떡궁합에도 문제가 생기기 쉽다. O형의 직선적이고 비굴할 정도로 상대방을 배려하는 행동이 A형에게 상처를 주거나, 비웃음을 사기 쉽기 때문이다.

O형에게 묘한 따뜻함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대놓고 칭찬하거나 대놓고 잘해주는 것이 아니라 은근히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행동하기 때문이다. O형의 이러한 성격은 A형 앞에서 더욱 강조된다. 기분이 좋을 때나 나쁠 때의 분위기가 확연히 드러나는 A형의 특성 때문이다.

특히 O형은 A형과 달리 기분이나 문제를 말로 표현하지 않고서는 견디지 못한다. 말하지 않고 혼자 정리하는 A형은 이런 O형을 이해할 수 없고, 마치 시비를 거는 것처럼 느껴진다. 확실한 사과를 원하는 O형은 A형을 추궁하게 되고, 사과하는 것을 싫어하는 A형은 마음이 정리될 때까지 동굴로 숨어버린다. 빨리 결론을 보고 싶은 O형은 A형을 동굴 밖으로 끌어내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사과를 한다.

A형의 눈치를 보고, 사과했다가 금세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O형이 A형은 한심해 보이기 시작한다. 사랑에 빠져 있다고 하더라도 분석적인 A형은 상대의 행동을 냉정히 평가하기 때문이다. 감수성이 풍부한 O형은 자신이 바보 취급을 받았다고 느끼거나 상처를 입으면 반격에 나선다.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싶은 생각은 꿈에도 없지만, 섬세한 감성을 가지고 있는 A형에게는 이러한 공격이 충격이 되어 마음의 상처가 오래 남는다.

C양(O형, 29세, 코스모폴리탄 에디터)이 바로 이런 경우였다. “문제가 있으면 빨리 해결하고, 고칠 점이 있으면 고치라고 얘기를 해주면 좋은데 A형 남자친구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거예요. 그렇다고 AB형처럼 철저히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느냐? 분명 나에게 불만이 있는 것 같은데, 말은 하지 않고, 싸우면 몇 날 며칠이고 전화도 하지 않는 남자였어요.성격 급한 저는 참지 못하고 먼저 전화를 하고, 우선 시비를 걸어서 미안하다고 말해요.사과하지 않으면 계속 냉랭한 상태로 있다 헤어질 것 같았거든요. 그런 일이 계속 반복되자, 슬슬 그의 기색을 살피고 눈치를 보게 되더라고요. 혹시나 또 내가 무슨 실수를 해서 저 사람의 심기를 건드리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요.”

반대로 A형은 O형의 빠른 기분 전환과 금방 잊어버리는 성격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저는 한번 싸우면, 감정이 정리가 될 때까지 혼자 있어야 하는 성격인데, 자꾸만 옆에서 건들면 잊어버리려는 노력이 허사로 돌아가 더욱 화가 나요. 그리고 저는 계속 그 문제를 마음속에 두고 있는데, 미안하단 말을 하곤 다음날이면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싹 잊어버리는 남자친구 때문에 속이 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조민선(A형, 30세, 유학생) 씨의 말이다.

B형에게 약한 AB형


부드럽고 감성적이지만 우유부단한 AB형과 한번 꽂히면 열렬히 사랑하는 B형은 서로가 상대의 기질을 인정하여 편안한 연애를 할 수 있는 궁합이다.

또한 B형의 엉뚱한 면과 가끔 “외계에서 왔니?”라는 소리를 듣는 AB형의 2면적 기질(AB형만의 독특한 변덕스러운 마음, 불안정한 정서, 자유분방한 꿈과 공상)이 잘 맞아떨어져, 다른 커플들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특이한 행각을 벌이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 AB형의 1면적 기질(냉정하고 합리적인 사고, 성실하고 유능함, 자기의 일에 최선을 다함)이 켜지면, B형과 함께 빠져 있던 자유분방의 세계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했듯, 거절을 못하는 AB형은 1면과 2면 사이에서 당황하게 된다.

노미 도시타카는 이혼부부의 예를 들고 있다. “시시한 싸움이 원인이 되어 다혈질인 B형이 ‘이혼이야!’라고 소리치면 ‘그러자!’라고 재까닥 찬성하는 것이 AB형이다.” B형은 곤란에 빠지면 회피해버리면서 문제가 사그러질 때까지 기다리지만(사실 귀찮으면 신경도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AB형은 안정된 생활이 위협당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이를 바로 잡고자 하는 1면적 기질이 나타나 노력을 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회피해버리는 B형 때문에 어떻게 노력해야 할지를 몰라 전전긍긍한다.

혹시 본인 혹은 주변의 관계를 떠올리며 ‘그는 O형인데 내 속을 다 들여다보고 있는 것일까?’라는 걱정을 하고 있는가? 그러나 걱정하지 마라. 연애는 노력이지 운명이 아니니까.

O형의 손바닥 위에서 노는 B형


세상의 중심이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B형. 손바닥 뒤집듯 관심사가 바뀌고, 자신 외의 다른 사람의 기분에 신경 쓰지 않는 혈액형인 만큼 B형 앞에서 초라해지는 혈액형이 많다. 바로 대표적인 A형과 AB형. 그러나 A형에게 줏대 없는 바보로 여겨지는 O형이 절대강자 B형에게는 천적이다. 노미 도시타카의 <혈액형 연애 성공법>에 인용된, 일본의 부녀자 연속 폭행살인사건이 이를 입증한다. 오래전 일본에서 일어난 부녀자 연속 폭행살인사건의 범인인 오쿠보 야스키요(O형)에게 피해를 당한 8명의 혈액형을 채취하니 O형이 2명, A형과 AB형이 각각 1명, 그리고 B형이 4명이었다.

이 사건은 극단적인 예이기는 하지만, O형의 손바닥 위에서 노는 B형의 상태를 암시한다. AB형은 훤히 들여다보는 A형의 속마음을 O형은 못 보듯, 변덕스러운 B형의 속마음이 O형의 눈에는 보인다. 칭찬을 받으면 누구라도 즐겁기 마련이지만, B형은 비행기를 태우는 낯간지러운 말에 제일 약한 혈액형이다. 칭찬을 받으면 이성적이고 냉정하게 반응하는 AB형과 달리 B형은 자신을 치켜세워주면 더할 나위 없이 기분이 붕붕 뜨게 된다. 은근히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던 부분을 칭찬받으면, ‘역시’라고 생각하고, 설령 자신이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칭찬받았더라도 ‘나에게 이런 숨은 재능이 있었군’이라고 생각하며, 그 일을 더 잘하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의 고래는 분명 B형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감정 표현에 솔직하지 않은 A형이나, 객관적인 AB형과는 달리, 상대방의 기분을 맞춰주려 노력하는 O형은 B형에게 이러한 낯간지러운 말을 잘한다.

그리고 상대의 기분 파악을 잘하는 O형은 칭찬으로 인해 기분이 좋아진 B형의 상태를 누구보다 잘 캐치하게 된다. 실제로 노미 부자의 <혈액형 사랑학>에는 B형의 이런 성향을 이용해 회사에서 높은 자리에 오르도록 내조한 O형 부인의 이야기가 인용되어 있다.
또한 승부욕과 자기애가 강한 B형은 너무나 쉽게 “알았어~, 미안해”라고 말하는 O형을 보면 이상하게 패배감을 느낀다고 한다. “O형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이상하게 화가 나요. 나는 한참 열을 올려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데, ‘알았어. 미안해’라고 간단히 말해버리면, 마치 내가 작은 일에 집착하는 옹졸한 사내처럼 느껴져서 너무 허무해져요.” 이성훈(B형, 27세, 학생) 씨의 말이다.

또한 B형과 O형은 모두 열정적으로 사랑에 빠져버리지만,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할 각오까지 되어 있는 B형에 비해 O형은 사랑에 애를 태우면서도 실생활의 페이스는 의외로 흐트러뜨리지 않는다. “시험 기간이었는데, 벚꽃이 너무 예뻐서 도서관에서 뛰쳐나와 여의도로 갔어요. 그리고 다음날이 되었는데, 전날 술에 취해 공부를 하나도 못한 저와는 달리 여자친구는 새벽 2시에 집에 들어가서 밤새 공부를 했더라고요.왠지 속은 기분이 들었어요.” 김원철(B형, 28세, 기자) 씨의 고백이다.

AB형에게 휘둘리는 A형


O형에게는 절대 강자처럼 보이는 A형도 AB형 앞에서는 노심초사한다. P양(AB형, 28세, 코스모폴리탄 에디터)은 도무지 A형의 남자에게는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자기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 내 눈에 빤히 보여요. 그리고 사소한 것 가지고 삐쳤으면서 자존심 때문에 다른 식으로 표현하는 방식도 마음에 안 들고요. 제일 싫은 것은 엄마 같은 잔소리인데, 자신의 생각과 맞지 않는다고 나를 고치려 드는 게 제일 마음에 들지 않아요.” 하지만 A형의 경우는 다르다. 강지영(A형, 28세, 홍보회사 근무)씨는 AB형 남자에게 마음고생을 한 적이 있다. “짝사랑하던 선배가 AB형이었어요. 소심한 저는 천천히 계획적으로 선배에게 접근했어요. 복학생이었던 선배에게 이것저것 알려주고, ‘밥 사주세요’라고 하거나 ‘영화 보여주세요’라고 했죠. 이때마다 선배는 흔쾌히 그러겠다고 해서 저와 제 친구들은 선배도 분명 저에게 관심이 있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그 선배가 여자친구가 생겼다며, 과모임에 여자친구를 데리고 나오지 않았겠어요?” 이는 연애에 있어서도 계획적으로 접근하고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 A형과, 거절을 못하고 연애에 개방적인 AB형의 전형을 보여주는 케이스라 할 수 있다.

둘이 사귀게 되었다 하더라도, 문제는 거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매우 적극적이고 다정한 애정표현을 하다 어느새 변덕을 부리고 제멋대로 구는 기질을 마음껏 발휘하는 AB형의 사람에게 A형이 이리저리 휘둘리다가 나가떨어지고말기 때문이다. 보통 AB형의 행동과 사고는 O형과 A형이 이해하기 어렵다. 다만 O형이라면 이해가 힘들 경우 깨끗이 포기하거나 이해하지 못한 채로 AB형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데 비해, 분석적인 A형은 끝까지 AB형을 이해하려 애쓰다 결국 손 쓸 방도가 없어 격분하게 된다.

또 책임감이 강한 A형과 달리 AB형은 교묘히 책임 회피를 잘한다. A형이 “뭐 먹을까?”라고 물으면 “너 좋을 대로”라고 답한다. 상대에게 책임을 넘기는 것이다. 우유부단한 O형이라면, AB형에게 결정을 미루겠지만, A형은 이에 책임감을 느낀다. 그리고 반대로 계획적이고, 정도에서 벗어나길 싫어하는 A형이 너무 엄격한 태도를 취하면 AB형은 이를 갑갑하게 느껴 자꾸 도망가려고만 한다.